연남동 공간씨 공간이야기

사람들의 옷차림은 그 사람의 개성을 표현합니다.

옷차림으로만 사람을 판단할 수는 없지만, 그사람이 털털한 성격의 사람인지 유행에 민감한지 실용적인 사람인지 대략 알아챌수 있기도 합니다.

어떻게 생각하면 공간은 단체의 옷 같습니다.

단체의 정체성과 가치관을 보여주는 것 같다고 할까요?

숭실공생복지재단 서울 사무실, 소셜공유공간 공간씨의 인상을 가장 크게 결정짓는 것은 감나무입니다.

이 집으로 이사올때부터 말이 많은 감나무였죠.

다 죽어가는 감나무이기때문에 주인 아저씨도 자르라고 하셨고, 야외데크를 만들면서 잘라야 한다는 의견이 많았어요.

결국 그때 자르지 않고 남겨뒀기때문에 올 가을 내내 맛있는 단감과 홍시를 맛볼 수 있었답니다.

감은 옛부터 집집마다 가장 많이 심는 나무중 하나이고,

소시민들에게도 풍성한 열매로 가을겨울 부족한 비타민을 보충해주는 고마운 나무였죠.

또, 먹을것 떨어진 새들과 나눠먹는 까치밥때문에 따뜻한 나눔의 정을 나타내는 나무기도 하잖아요?

풍성하게 사람들과 나누고, 정이 흐르는 단체로 숭실공생복지재단도 점점 감나무를 닮아가고 있답니다.

얼마전 저희도 감을 땄답니다.

병들고 나이든 나무에서 그래도 참 많은 감이 열렸어요.

그것도 단감, 홍시 사이좋게요. 

공간씨 오시는 분들, 이웃들, 청소년들이랑 풍성하게 나눠먹어야죠.

까치밥도 남겨두고요. 감드시러 놀러오세요.

또 지난 가을에는 마당에 가을배추도 심었구요. 얼마전에는  크리스마스 트리도 생겼답니다.

무엇보다 지난 가을 공간씨에 새로운 임시 입주자가 생겼었어요.

처음에는 아기 길냥이가 배고픔에 엄마잃고 찾아왔다가 아기고양이 우유먹여 보내니

얼마 후 엄마길냥이도 따라왔어요.

결국 공간씨 마당은 가을 내내 길냥이 모녀의 식사와 잠자리가 되었답니다.

이제 날씨가 너무 추워져서 길냥이 모녀 잠자리가 걱정될 즈음,

길냥이 모녀는 또 다시 따뜻한 곳으로 찾아갔나봅니다.

길냥이 모녀는 가끔 뜨문뜨문 얼굴을 보여주긴 하지만,

지치고 힘들때 또 들려 배를 채우고 몸을 쉬고 갈 수 있는 곳으로 그녀들이 기억하기를 바래봅니다.